
돌 전후로 모유수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언제까지 젖을 물려야 할까?
젖병은 어떻게 끊어야 할까? 공갈 젖꼭지, 일명 쪽쪽이는 어떻게 끊어야 하면 좋을까?
돌이 됐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모유를 끊고 유아식을 한다거나, 쪽쪽이를 뱉는 아이는 없습니다.
젖이 안 나와도 엄마 젖을 빠는 아이도 있고, 다섯 살이 돼서도 젖병을 쪽쪽 물고 다니는 아이도 있으니까요.
주변에서 말이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고 저절로 끊기게 되니 내버려 두라고 말이지요. 이러한 문제들로 고민되고 헷갈리고 의문스러운 것이 생기면 딱 하나만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 아이 입장에서는 어떨까?"
모유를 떼고, 젖병을 떼고, 쪽쪽이를 떼는 법도 여기서 시작합니다.
1. 아이가 모유를 떼지 못하는 이유
돌 이후에는 모유에서 나오는 영양분 외에 다른 영양분도 고려해야 하고, 식생활 습관도 잡아 줘야 하므로 엄마들은 아이가 모유를 떼지 못하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젖을 빨리 떼게 하기 위해서 젖꼭지에 아주 쓴 약을 바르거나, 시큼한 식초를 바르거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젖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쪽쪽이를 가위로 찢어 버리기도 합니다.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아이의 고집이 점점 더 세져서 모유나 젖병, 쪽쪽이 (공갈젖꼭지)를 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젖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에게 영양분을 섭취하는 '식'의 행동은 아닙니다. 모유를 섭취하기 위해 젖을 빠는 행위는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최고로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입니다. 바로 엄마 품에서 젖을 먹는 시간 말이죠. 아이가 정서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찾는 순간이라고 하네요. 그걸 갑자기, 하루아침에, 빼앗는 것은 아이에게는 너무 잔혹한 일입니다.
아이가 젖병이나, 쪽쪽이(공갈젖꼭지)를 빠는 것도 엄마의 젖을 빠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이는 젖병이나 젖꼭지, 쪽쪽이를 빠는 행동을 통해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프로이트가 말한 구강기 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에는 빨기 충족이 만족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요?
그래서 낯선 환경이나, 처음 가보는 곳, 낯선 사람이 있는 곳에 가면 젖병이나 쪽쪽이(공갈젖꼭지), 손가락들을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빨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기질이 예민하고 불안이 심한 아이라면,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빠는 행위를 못하게 했을 경우에 발작에 가까울 정도로 울기도 한답니다.
2. 적응할 시간을 주세요
어떤 월령이 되면, 이것을 해야 해! 이것을 하면 안 돼! 뭔가 게임 퀘스트 깨듯이, 이걸 해야 해! 하면 안 돼! 하고 무섭게 어떤 행동을 제지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집 안에서는 젖병, 쪽쪽이들을 다 치워버리고 아이에게 갑자기 컵과 숟가락, 포크를 건네줍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기는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단호하게 행동해야지만, 영양 불균형이나 치아 손상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젖병이나 쪽쪽이 등을 늦게 뗄수록 이러한 것들에 의존하는 성향이 더 높아져 사회성이나 자립심이 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갑자기 젖을 뗄 경우에 아이가 받는 당황감, 좌절감 등 정서적 충격이 더 크며 이러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달 중 아이가 적정 시기에 젖을 떼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천천히 절차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젖을 빨리 떼려는 이유가 돌 이후에는 모유보다는 우유가 더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해 우유를 빨리 먹이려고 하기 때문인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물론 돌 전후로 모유는 모유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돌 전후 아이들에게 모유 외의 다른 영양분을 보충해줘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유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영양 결핍이 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영양 결핍보다는 갑자기 모유를 끊는 것 때문에 애정 결핍이 올 경우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3. 살펴봅시다.
1) 이유식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돌이 되었는데도 이유식은 먹지 않고 혹시 엄마의 모유만 먹고 있나요? 기질적으로 예민하거나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은 젖병이나 젖, 쪽쪽이에 대한 집착이 심합니다. 또한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도 이유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 젖을 찾기도 합니다.
2) 컵과 숟가락을 사용할 수 있나요?
아이가 만 8개월쯤 되면, 어느 정도 손으로 물건을 쥘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숟가락이나 컵을 쥘 수 있는 힘이 생겨야, 젖을 뗀 후에 바른 식습관을 들일 수가 있습니다. 아이가 숟가락과 컵을 사용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는데 젖부터 떼는 것은 단계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엄마가 대신 먹여주거나, 숟가락질을 잘 못한다고 숟가락을 뺏어서 엄마가 숟가락질을 스스로 해주면 아이는 젖이나 젖병에 더 집착하게 될 수도 있고, 자립심 형성에 좋지 못합니다.
3) 식사에 흥미를 많이 보이나요?
젖을 뗀다는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는 식습관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이의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먼저, 비슷한 시간에, 식탁에 앉아,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는 식사 방법에 아이가 흥미를 느껴야 합니다. 이유식을 먹을 시간에 아이를 식탁 의자에 앉혀보고, 어른들의 식사 시간에 맞춰서 가족들이 다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유식을 먹이는 식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를 떼거나, 젖병을 떼고, 쪽쪽이를 떼는 것에 시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아이보다 조금 늦을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습니다. 조금 늦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아이는 저마다 제 각기의 시계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젖병이나 쪽쪽이를 빨리 떼려고 아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것을 바로 빼앗아버리기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아이가 새로운 식사습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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